걸어온 길
화정 김병관 1934.07.24 - 2008.02.25 서울출생화정평화재단의 설립자인 화정(化汀) 김병관 회장은 언론의 전통과 명예를 지킨 경영인이자 민주화의 공로자였다. 취재현장을 누비며 기사를 쓰지는 않았지만 더 기자 같았던 영원한 신문인으로 사람들은 그를 기억하고 있다. 젊은 기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좋은 기사, 좋은 칼럼을 읽으면 때로는 전화로, 때로는 취재현장을 찾아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자들이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자세를 흐트러뜨리면 따끔하게 나무라던 엄한 선배이기도 했다. 그는 항상 언론의 자세에 대해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 하면 된다.”고 했다.
화정은 남북 분단 상황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1998년 10월 대한민국의 신문 경영인으로선 최초로 동아일보 기자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해 남북 교류 문제를 논의했다. 화정은 당시 “방북을 계기로 ‘민족의 표현기관’이란 동아일보의 창간정신을 살려 남북간의 거리를 좁히는 가교의 역할을 다하려 한다.”고 밝혔다.
화정이 2000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화정평화재단 ‧21세기평화연구소를 설립하고, 만년에 사재 2억원을 추가로 출연한 것은 그 같은 다짐을 실천에 옮기기 위한 것이었다. 화정의 출연에 더해 동아일보사가 10억원을 출연한 것이 재단 설립의 물적 토대가 됐다. 그 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로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면서 남북관계가 크게 흔들렸지만 한반도와 동북아에 영구적으로 평화를 정착하고자 했던 화정의 염원은 재단의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화정은 과묵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양과 솔직한 성격까지 두루 선대의 두 어른을 빼닮았다는 평을 들었다. 공선사후(公先私後) 신의일관(信義一貫)이 신조였던 인촌, 일민 선생에 이어 화정도 시시비비와 불편부당을 좌우명으로 삼았다. 평소 말수가 적고 속정이 깊었던 그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성품이지만 한번 작심하면 끝까지 밀고나가는 뚝심과 추진력이 있었다.화정은 2008년 2월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려대 안암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인사 2200여명이 조문했다. 2월28일 영결식장에서 상영된 화정의 동영상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명운이 바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는 사명감으로 단합해주십시오. 동아일보는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입니다. 그것은 독자들과의 결코 변할 수 없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2001년 7월28일 명예회장 퇴임사 중)
- 1954중앙고등학교
- 1958고려대학교 경제학과
- 1968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 1988중앙대학교 신방대학원
- 1997호주 모나쉬대학교 명예법학박사
- 2001일본 와세다대학교 명예법학박사
- 1958경성방직 주식회사 근무
- 1967동아제약 주식회사 근무
- 1968동아일보 총무국, 광고국, 판매국을 거침
- 1981동아일보 상무이사
- 1983동아일보 전무이사
- 1985동아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 1986동아사이언스 설립
- 1987동아일보 발행인
- 1989동아일보 대표이사 사장 겸 발행인
- 1990한국신문협회장(27,28대)
- 1993동아일보 대표이사 회장 겸 발행인
- 1994그린스카우트 부총재
- 1996동아닷컴 설립
- 1998평화와 통일을 위한 복지기금 이사
- 1998일민문화재단 이사장
- 1999고려중앙학원 이사장
- 2000화정평화재단 • 21세기평화연구소 설립
- 2000디유넷 설립
- 2001동아일보 명예회장
- 2005한국디지털교육재단 이사장
- 1991국민훈장 무궁화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