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김병관
화정은 동아일보를 뉴미디어시대를 이끄는 한국의 중심언론으로 발전시켰다. 화정은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정보민주주의’를 제창하고 “모든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정보 나눔의 사회’를 만드는데 동아일보가 앞장서야 한다” 고 강조했다. 화정은 1968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광고, 판매, 총무국 등을 거쳤다. 1985년 부사장 승진에 이어 1987년 발행인을 맡았고 1989년 사장, 1993년 회장, 2001년 명예회장으로 취임했다.
1990년에는 한국신문협회장을 맡아 한국 언론계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4년간 활동하며 언론자유 수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많은 행사를 개최했다. 국제신문협회(IPI) 한국위원회 이사, 아시아신문재단 한국위원회 이사 등으로 일하며 국제 언론 교류에도 힘썼다. 동아일보가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러시아 이즈베스티야, 호주 시드니 모닝헤럴드와 제휴관계를 맺도록 이끌어 동아일보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또 동아일보-아사히신문-인민일보 3사 간의 국제 심포지엄과 각종 협력사업을 지원해 아시아 3국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에도 기여했다.
화정은 동아일보를 종합미디어그룹으로 육성하기 위한 물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았다. 1986년 동아사이언스를 설립하고, 1996년 동아닷컴과 2000년 디유넷을 설립한 것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동아일보가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이었다. 1995년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동아일보 사옥 옥상에서 처음으로 빛을 발한 첨단 뉴스전광판 ‘D플래시’는 동아일보의 뉴미디어 시대를 향한 힘찬 첫걸음이었다. 광화문을 지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24시간 살아있는 뉴스를 리얼타임으로 보고 얻을 수 있게 됐다. ‘정보사회를 이끄는 종합미디어 그룹으로서의 동아일보’라는 화정의 비전은 뉴미디어 전문자회사인 마이다스 동아일보(동아닷컴의 전신)의 설립에서도 잘 나타난다. 1996년 출범한 ‘마이다스 동아일보’는 인터넷을 통해 동아일보 지면을 국경과 시간을 초월해 전 세계에 전송함으로써 인터넷 신문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았다. 이는 2000년 1월 동아닷컴으로 사명이 바뀌어 현재에 이른다.
1997년에 준공된 안산공장은 모든 인쇄 과정이 전자동 컴퓨터 시스템으로 작동되고, 컬러 40면을 포함해 94면의 합쇄가 가능한 최신 시설이다. 또 2000년에는 동아일보 광화문 사옥과 나란히 동아미디어센터를 건립해 21세기 동아시아 최고의 미디어그룹으로 성장하자는 뜻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