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논문

제목[정책토론회] 최강 “靑주도 북핵 해결, 잘못되면 ‘독박’쓸수도”


화정 평화재단 정책토론회-2018 한반도 정세 회고와 전망


“2019년은 한국이 전략적 선택을 강요받는 해가 될 것이다. 가정이 잘못됐을 수 있다고 돌아보는 유연성과 정부의 희망대로 안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기적인 외교 로드맵이 필요하다.”(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연 ‘2018년 한반도 정세 회고와 전망’ 정책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 격화를 비롯한 새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설자리가 점차 좁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부원장은 발제에서 “미국도 현재 딱히 (비핵화) 로드맵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면서 “청와대 주도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한국이) ‘독박’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촉진자’를 강조하고 있지만 속도 조절을 고려하는 순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동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과도한 기대를 거는 현 상황을 ‘거품’이라고 표현한 뒤 “한국이 거품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거품이 꺼질 때 북-미 간 경색이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북핵 진전을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미국이 다른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 부원장은 “외과적 폭격 말고 전략자산 재배치 같은 (소극적 의미의) 군사적 옵션도 아직 남아 있다. 금융제재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황태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유 차단 등 유엔 제재나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같은 마지막 한 방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며 내년 한반도 정세도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전략적 패권 경쟁에 가까운 미중 간에 그야말로 규범과 질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일도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사례처럼 기존의 가치와 실익이 충돌하는 결과가 나오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아일보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