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포커스

제목'한국전쟁과 진화하는 국제질서' 콘퍼런스 1


2022년 6월 24일 고려대 국제관 114호실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발표 좌석 왼쪽부터는 김병기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김상협 제주연구원원장, 강성진 고려대 경제연구소장.


경제안보와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 도전과 기회

 강성진(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경제연구소 소장)

 

전세계는 과거에 경합하지 못한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이 붕괴되어 제품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물류비용이 상승하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곡물과 에너지 가격을 급격히 상승시키게 되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하여 전방위적 유동성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유례없는 물가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유동성 축소 및 기준금리 인상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전세계는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S 공포를 넘어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R 공포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10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의를 소집하였다. 그 이후 지난 5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안보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시켰다. 이는 4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지역 내 국가들이 공동의 규범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급망을 형성하는 경제 안보(economic security)’를 형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 과거와 달리 경제와 안보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같이 가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백악관의 발표에 의하면 IPEF늬 핵심 4개 주제는 1) 연결된 경제(connected economy)로 디지털 경제 공유, 2) 탄력적 경제(resilient economy)로 탄력적 경제를 만들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확충, 3) 클린 경제(clean economy)로 클린 에너지, 탈탄소 및 좋는 직업을 만드는 인프라 구축, 그리고 4) 공정한 경제(fair economy)로 효율적 과세, 자금세탁 방지와 반부패 체제 구축이다.


한국도 이러한 경제안보체제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고 IPEF에 참석을 공언하였다. 이 체제하에서 글로벌 공통규범에 동참하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한국도 선진국으로 당당하게 세계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경제와 안보동맹으로 미국과 일본 등의 국가와 당당하게 국제규범을 형성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면에 현실적으로 이번 IPEF에 대한 참여는 도전이 되기도 한다. 첫째는 중국과의 높은 경제 의존도로 경제와 안보의 탈동조화(decoupling) 관계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일본과의 무역의존도가 높았으나 현재는 중국과의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다. 예를 들면 1990년 한국의 미국과 일본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각각 27.0%19.4%였고, 중국과는 2.1%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2020년에는 미국(13.5%), 일본(7.3%)보다 중국(24.6%)과 무역의존도는 크게 증가하였다. 그렇다고 지난번 사드 때와 달리 경제적 영향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한국만이 아니라 2020년 기준으로 세계무역의 41.5%, 세계 인구의 32.4%를 차지하는 IPEF 국가들과 대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EF 가입 이후 중국과 어떻게 지속가능한 무역관계를 가져 갈 것인지에 대하여 슬기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IPEF는 기존의 FTA와 같은 지역간 경제통합과는 다르다. 지역간 경제통합은 관세 등 무역장벽을 해소하여 무역자유화를 확대하는 것으로 저개발국에는 선진국 시장에 대한 진출확대라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IPEF는 각자의 시장에 대한 개방이 아니라 공통의 무역 규범이나 보편적 제도를 확충해 나가는 것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상호 기대가 다르게 나타나 규범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소지는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이번 IPEF에 선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복합적 위기에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고 부정부패 방지와 자금세탁 방지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데 선진국으로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를 계기로 선진국에 진입한 한국의 위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달성하는데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